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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다

** 어느 날 사랑이 / 조영남 / 한길사

by 오늘보다 더 좋은 내일 2019. 11. 22.

51. 사랑 없인 못살아

사랑은 마법의 보자기와 같다.

마법의 보자기가 하늘 위를 빙빙 돌다가

나와 어떤 여자의 머리 위를 덮치면 그것이 사랑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마법의 보자기는  어디쯤에서 날아 다지고 있는지,

언제쯤 우리 동네  하늘을 지나 갈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55. 여자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에 관한 느낌은 순식간일 때가 많다.

 

82. 풋사랑은 섹스가 개입되기 전의 사랑이고, 첫사랑은 본격적으로 섹스가 개입된 사랑을 말한다.

그것이 이땅에 살아온 내 개인적인 정서다.

 

83. 나는 뭐든지 이해력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현격하게 더뎠다.

매사에 호기심은 남달리 많은 것 같은데 왜 이해력이 느린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쁘게 말하면 느리고 나태하고 좋게 말하면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너무나 순진했다.

 

88. 사랑은 별것이 아니다.서로 길게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할 애기가 떨어졌을 때

그냥 아무 말없이 둘이 오래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다면,

그리고 따로 말이 없어도 그게 지루하지 않다면 그게 바로 사랑이다.

 

99. 모든 사랑이 첫사랑이듯이 모든 관계 또한  척 관계인 것이다.

 

105. 역사는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의 숫자만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걸 그때 절감했다.

지나간 일에는 진실이 한 가지만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113.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은 첫 사랑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수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라은 마지막 사랑이다. 야하면 사랑은 그 자체가 무법천지이기 때문이다.

 

121. 나는 오래 전 <글루미 선데이>라는  영화를  영화를 보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었다.

내가 평생 본 영화중 단연 최고의 영화다.

 

126. 프로이트나 쇼펜하우어도 원론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사랑도 결국 은 결국은 섹스를 추구하는 것에 불과하니까

네가 원하는 만큼의 섹스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웬만한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고 써 놓았다.

 

126. 여자는 남자의 어느 한 가지 장점에 매료되면  다른 아홉 가지의 허점을 못 보는 특징이 있다.

반면 한가지 허점이 나머지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기도 한다.

 

129. 성공적인 삶과 성공적이지 않는 삶이 따로 있는가. 나는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각자 생긴 대로 각자 취향대로 살아가면 그 이상 성공적인 삶은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내 눈에는 모두가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147.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는 첩경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사람들이 군 복무를 위기인 것처럼 생각할 때도 나는 군 복무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211. 카무<객>.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다 읽고 난 뒤에

네가 단 삼일만에 소설 작법 강의를 끝내면 장담해, 형은 3일 안에 소설을 쓸 수 있어.

 

287. 사람의 눈을 속이는 건 마술이고, 사람의 마음을 속이는 것은 예술이다.

 

330. 네 경험상 사랑은 원한다고 이루어 지는 것도 아니고, 원하지 않는다고 안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사랑은 나도 모르게 첫눈 내리듯 어느날 그냥 내 앞으로 스르르 다가오는 것이다.

 

364. 나는 죽은 이에게 바다같은 연민을 보내느니 살아 있는

이에게 옹달샘만한 사랑을 주는 것이 훨씬 실리적이라고 판단했다.

 

371. 부처를 따랐던 중광스님과도 사귀었고, 예수를 따랐던 빌리 그레이엄. 김수환, 김성수,

신부님이나 강원용. 김장환 같은 목사님들과도 사귀었지만 그분들로부터 직접적인 구원을 받은 적은 없다.

단지 구원의 느낌이나 논리 같은 것만 받았을 뿐이다.

 

381. 자유는 진리에서 나오고 진리는 사랑에서 나온다. 그리고 사랑은 자유를 잉태하고 출산한다.

바로 이것이다. 사랑은 우주다. 만물의 근원이다. 그래서 사랑이 진리를 잉태하는 것이었고 진리가 자유를 출산하는 것이다.

사랑. 자유. 진리가 한통속으로 빙빙 얽혀 돈다. 

 

이 이론은 순전히 네가 만들어 낸 이론이다. 별것 아니지만 만일 지금부터 말하는 사랑과 진리와 자유에 관한

나의 이론이 다른 어떤 철학. 종교. 사상서적에 똑같은 형태로 쓰여 있다면 나는 가짜다.

 

남의 이론을 자기 이론으로 포장해서 팔고 다니는 사기꾼이다.

이 이론은 내가 꾸며 낸 이론이지만 고백을 하건데 이론의 원칙적인 제공만은 따로 있다.

그게 누구냐.  2 천년 전에 살았다고 전해내려오는 당시 30대 전후반 나이의 중동 청년이다.

 

청년의 이름은 예수로 알려져 있다.

 

387. 김정신 권사님이 따랐던 종교는 원래 유대인 고유의 종교에서 비롯되였는데 

언제부턴가 그네들은 성경이라는 책에 기록된 대로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의 이름을 따서 기독교라고 불리게 되었다.

 

보통 종교는 딱 한 분의 하느님을 모시는데 김정신 권사님의 종교에는 믿거나 말거나

하느님이 두명이거나 세명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원래 야훼라는 하느님 한분이 계시고 예수라고 불리는 하나님의 외 아들도 하나님의 직함을 가지셨고

그네들의 종교정신이나 훈령 혹은 성령도 동일하게 아예 하느님으로 승격시켜 놓았다.

 

그게 바로 트리니티다

 

404. 사랑 관해서 본격적으로 달려든 사람은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이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사랑은 자연의 일부이다. 즉 사랑은 자연의 그 자체다.

동물들이 늘 서로 엉커서 놀듯이 사람도 늘 타자와 엉켜서 돌아간다.

사람은 어머니 뱃속에서 나와 성장을 하면서 어머니로부터 분리되고 결국에는 완전 고립에 이른다.

 

이 고립이 우리가 소위 말하는 고독이고

그런 원초적인 분리 감과 고독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처방이 대인관계에서의 사랑이다.

 

405. 수많은 성현들은 우리 같은 후세 사람들에게  별로 까다롭지 않은  당부를 했다.

플라톤은 우리 더러 진리를 사랑하라고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식을 사랑하라고 했다.

석가는 우리에게 각성하라고 당부했고

공자는 공명정대하라고 했으며,

 

노자는 물 흐르듯 흐르라고 했고,

소크라테스는 우리에게 제발 푼수 떨지 말고 자신의 푼수 정도는 알고 있으라 당부했다.

퇴게는 천리를 따르라 했고,

원효는 우리더러 마음을 확 열라고 당부했다.

한결같이 금쪽같은 교훈들이다.

 

407. 예수는 실제로 자신보다 낮은 사람의 발을 씻겨 줌으로써 우리와 다른 사람,

즉 하느님의 사람으로 승격했다.

한 많은 세상으로부터 해방된 것이다. 탈출한 것이다. 자유롭게 된 것이다.

사랑이 진리였고 진리의 실천이 바로 자유였다. 진리가 사랑이었고 사랑의 실천이 자유였다.

 

그러니까. 예수는 살아생전에 우리에게 어떤 경로로 진리를 알 수 있고

그 진리는  또 어떤 경로로 우리를 구속으로부터 해방시켜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지를

일목요연하게 실제의 연기로 보여준 셈이다.

 

자유의 절대조건인 진리는 다름 아닌 낮은 사람의 발을 씻겨주는 실천이었다.

 

그것의 실천이야말로 자유를 얻느냐 못 얻느냐의 관건이다.